무인단말기 장애인 접근성 보장,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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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 무인주문기
키오스크 접근권 보장 요구 봇물이뤄

최근 우리나라에서 키오스크(KIOSK: 무인 단말기)의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대한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 무인주문기를 설치한 패스트푸드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하면서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매스컴에서도 앞다투어 이것을 보도하면서 패스트푸드점 무인주문기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필자도 패스트푸드점에 설치된 무인주문기의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이런 요구와 정부의 대응에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전문가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무인주문기와 동일한 유형인 무인단말기, 이른 바 키오스크가 많이 보급되어 사용 중인 공공 부문의 실상이 어떤지를 살펴보자.  충북대 문현주 초빙교수의 사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 부문에서 활용 중인  무인단말기의 경우에 ‘금융권 ATM’과 행안부에서 관리하는  ‘행정사무정보처리용 무인민원발급기’를 제외한 나머지 무인단말기들의 장애인 접근성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가 철도공사의 KTX 무인티켓발매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하철 승차권 발매기, 고속터미널이나 시외버스터미널의 무인 티켓 단말기, 공항의 셀프 체크인 기기 등, 모두 장애인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민간 영역 장애인 접근성 보장이 우선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뚱맞게(?) 민간 부문의 무인단말기 접근성이 큰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 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많은 장애인들이 직접 활용하게 되는 주 대상이 바로 패스트푸드점의 무인주문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지하철 승차권 발매기를 가장 많이 사용할 것 같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장애인 교통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므로 무인 승차권 발매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지하철 무인 승차권 발매기 접근성 개선에 관한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아 공공 부문 무인단말기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 사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모비즈랩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어느 나라의 패스트푸드점도 장애인 접근성을 준수하는 무인주문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모든 패스트푸드점은 무인주문기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하여 따로 직원을 두어 응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따라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무인주문기로 인하여 식사를 주문하지 못했다’는 매스컴의 주장은 ‘아니면 말고의 전형’이다.

그러면 ‘무인주문기의 장애인 접근성 보장은 불필요한 것인가?’ 여기에 대한 모비즈랩의 생각은 이렇다. 먼저 ‘현재로선’ 무인주문기의 접근성 보장은 당장 시급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방치해서도 않된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사용자의 편이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무인주문기의 도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만이 유인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프라이버시’의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장애인도 자신이 선호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다른 사람(패스트푸드점 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음식을 주문할 권리가 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아무래도 프라이버시가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프라이버시를 접근성과 등동한 수준에서 요구되는 때가 온다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무인단말기를 이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패스트푸드점은 이 때를 예상해서  또는 완전 무인화가 급속히 이루어진다는 가정하에서 무인주문기의 장애인 접근성 보장 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

민간 부분도 접근성 기술 개발 시작할 때

부연하면, 무인주문기의 장애인 접근성 보장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무인주문기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기다려 주자는 것이다.  대신에  공공 부문에서 이용되는 무인단말기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우선적으로 강하게 요구하자는 것이다.

공공 부문의 무인단말기 장애인 접근성 보장이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기술이 축적되고, 이들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어 민간 부문의 무인단말기 장애인 접근성 보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니 패스트푸드점에게 장애인 접근성 보장이 가능한 무인단말기 교체 요구를 시기적으로 조금 늦추자는 것이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패스트푸드점주들이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폐점하는 일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몇년 전에  필자가 조사해보았을 때 우리나라 무인단말기 제조사의 수준(패스트푸드점 무인주문기 포함)은 매우 영세하였다. 이들은 기술 개발 능력은 차치하고 장애인 접근성이 무엇인지도 모고 있었다. 공공 부문 무인 단말기 제조사들도 마찬가지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무인단말기 접근성 미비, 사실상 국가의 책임 방기가 원인

사실 이러한 지경까지 오게된 것은 국가의 책임 방기가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인단말기의 보급이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무인단말기 분야의 기술 개발에 어느 정도 기술 개발비를 지원했었는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는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관심을 거의 두지 않았다. 이번 정부도 비슷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에서는 장애인 접근성 향상에 필요한 연구개발자금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무인단말기는 4차산업 기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서 무인단말기는 AI기술과 연결되어 공공 단말기로서의 역할을 하게된다. 그런 측면에서 무인단말기 산업은 새로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무인단말기와 관련한 장애인들의 접근성 보장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나 장애계의 요구보다 한발 압서가는 정책 추진이 필요할 때이다.

국가, 장애인 당사자, 서비스 제공자, 전문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이미 김수민의원(바른미래)은 지난 2월9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의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 장애인 당사자, 서비스 제공자 및 관련전문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자.

관련 소식: 키오스크 장애인 접근성 향상 간담회 열려(2018.4.17)

모비즈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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